안녕하세요 지인입니다.
저는 본업이 기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매일 기사를 쓰고 수정을 하고 출고를 합니다.
그런데 말이죠 항상 기사를 쓰면서 뭔가 어색한 것 같은 표현을 느낄 때가 종종 있습니다. 물론 문법적으로 크게 틀린 것은 없고 대부분의 기자들이 즐겨 쓰는 표현이지만 저는 쫌 이상하다고 느낄 때가 많기 때문에 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로 알려졌다.
예) 삼성전자의 주가가 상승한 것은 ~~ 때문인 것 때문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언론사는 증권 시황 기사 또는 개별주 및 특징주 기사 등을 매일 출고합니다. 그런데 이 업무는 사실 매우 정돈되지 않은 업무입니다.
왜냐하면 특정 주식이 오른것에 대해 명확한 이유를 기자가 제시할 수는 없기 때문이죠.
즉 삼성전자의 주가가 올라갔다고 해서 신제품 효과 때문인지, 이재용 부회장의 목표 발언 때문인지, 아니면 경쟁사의 부진 때문인지 알기 힘듭니다.
물론 여러 정황을 파악해 어느정도 합리적인 추론을 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 요인이 반드시 주가를 상승시켰다는 근거가 되지는 못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기자는 ~~주가 상승은 ~~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와 같은 모호한 표현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평소에 일반사람들이 쓰지 않는 표현이긴 하지만 여하튼 당일 기사는 출고돼야 하기 때문에 이런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죠.
2. 업계에 따르면
기자는 크게 대기업을 담당하는 산업부 기자, 증권 정보를 담당하는 경제부 기자, 식음료를 담당하는 유통부 기자, 사회 문제를 담당하는 사회부 기자, 정치 이슈를 담당하는 정치부 기자로 나뉩니다.
그런데 말이죠 아무리 기자가 발로 뛰고 열심히 취재를 한다고 할 지라도 명확한 답변 및 근거를 못 찾을 경우도 있습니다.
기사 출고 시간은 다가오고 뭔가 내가 오늘 한 일을 올리긴 해야 하는데 정작 명확한 근거 없이 기사만 어느정도 작성해 놓은 상태라는 말이죠. 이럴 때 기자는 어쩔 수 없이 ‘업계에 따르면’이라는 문구를 인용합니다.
예를 들어서 열심히 삼성전자를 취재한 후 이러이러한 이유 때문에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은 역대급 성과를 거뒀다. -> 이런 기사를 쓰고 싶은데 아무리 취재를 해도 명확한 이유가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라는 말이죠.
이럴 때 기자는 ‘업계에 따르면’이라는 문구를 사용 후 자신의 생각 또는 삼성전자 관계자의 말이지만 굳이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사실을 쓰는 것입니다.
즉 매일매일 기사를 쓰게되면 ‘업계에 따르면’이라는 문구를 어쩔 수 없이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말입니다.
3. ~~라고 밝히다.
밝히다라는 단어는 △어두운 곳을 밝히다 △진실을 밝히다처럼 조명 또는 진실된 사실을 드러내는 용도로 많이 쓰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기사는 이 밝히다라는 단어를 남용하곤 합니다.
예를 들어서 - 이재용 부회장은 올해 말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 와 같은 문장입니다.
이재용 부회장이 실제로 이 발언을 했다면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견을 표출했다와 같은 문장이 옳습니다.
그러나 많은 기자들은 밝혔다라는 표현을 써서 대부분의 문장을 마무리 합니다.
이 같은 문장에 어디서 비롯됐는지는 모르겠으나 저 또한 많이 쓰는 표현입니다. 가끔 일부 편집국장은 절 때 밝혔다라는 표현을 쓰지 말고 '말했다, 전했다' 같은 표현을 쓰라고 기자들에게 당부합니다.
하지만 이미 업계 관행처럼 굳어질 대로 굳어진 표현 방식이기 때문에 우리가 인터넷 기사를 살펴보면 이러한 표현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오늘도 즐겁고 편안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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